나쁜 사마리아인들 -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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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문화는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발전은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1915년 '실없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주로 오늘을 위해서 살아가는' 특징을 가진 '태평하고' '감정을 잘 주체 못 하는' 일본인들의 문화를 가진 민족이라고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한 경영 컨설턴트가 말했다.

독일인은 능률적이지도 않고 나태했으며, 똑똑하기보다 어리석고, 이성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이며, 준법정신이 투철하기보다는 부정직하고 도둑질을 잘했고, 자제심이 강하기보다는 태평했다.

이 두 나라는 이렇게 '나쁜'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이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민족적 습관' 때문이었을까??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경제 발전에 차이가 생긴다는 견해는 오랫동안 전해져 온 것인데, 그 요지는 분명하다. 문화가 다르면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다르면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그런데 행동 양식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문화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문화가 본질적으로 경제 발전에 유리한지 아닌지를 분명하게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까 경제 발전에 이상적인 문화가 어떤 것이 있는지 보다는 문화를 정의하고 문화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더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 따라 경제 발전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람들의 행동이 문화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 '게으름'에 대해 생각해 보자.

가난한 나라에 '게으르게 지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빈둥대는 것을 더 좋아하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일까?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들이 게으르게 지내는 주된 원인은 가난한 나라의 경우 실업 혹은 준 실업 상태(사람들이 직업은 있지만 할 일이 충분치 않은 경우)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있다.(우리나라도 지금 .. 정부가 어쩌고 말고, 땀 흘려 일을 해라!라는 말들이 많다... 과연, 땀 흘려 일하기 싫어서, 그저 정부의 정책만 바라보는 청년들의 문제인 걸까?? ) 이것은 문화가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게으른' 문화를 가진 가난한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이 부자 나라로 이주한 뒤에는 현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을 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경제적 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는 설득을 통해 의도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설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이는 경제 활동과 각종 제도, 그리고 정책 같은 현실적인 변화에 의해 뒷받침이 돼야 변화할 수 있다.

문화는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한 시점에서 특정한 문화는 다른 문화에 비해(경제 발전을 비롯한) 특정한 사회적 목표의 달성에 많은 도움이 되는 특정한 행동 특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추상적인 차원에서 보면 이 명제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어떤 나라의 문화를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문화는 대개 경제 발전의 결과로 변화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데올로기적인 설득을 통해 문화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경제 발전에서 문화가 담당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문화는 복잡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문화는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발전은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문화가 숙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근거 없는 비관주의로부터, 그리고 사람들에게 사고방식을 바꾸라고 설득함으로써 경제 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순진한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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